
"자산의 80%는 암호화폐에 투자합니다"
X와의 대화가 시작되고 며칠 뒤, 자연스럽게 투자 이야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X는 제게 포트폴리오 비중을 물었고, 저는 주식, 현금, 암호화폐 등으로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X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신은 테슬라 주식 2천 주를 제외한 모든 자산을 100% 암호화폐로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었죠.
초고위험 자산인 암호화폐에 자산의 80%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은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투자란 결국 위험 관리에 관한 이야기인데 말이죠.
제 의문을 눈치챈 듯, X는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저의 의문을 덮어버릴 만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완벽한 전문가의 가면
처음부터 자신을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로 소개했던 X는, 대화가 깊어지면서 그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을 제시했습니다.
‘B사 위험 관리 부서 근무 경험', 'CPA 자격증', '싱가포르 국립대학 졸업장' 등의 사진들을 공유하며 자신을 완벽한 전문가로 포장했습니다.
그들의 의도대로 저는 어느새 그를 신뢰하게 되었고, 그가 던지는 모든 말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그의 투자 철학은 듣기에도 매우 합리적으로 들렸습니다. "비상장 코인 중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해 초기 단계에 투자하고, 상장 전에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이 모든 설명은 허점이 없어 보였고, 마치 아주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투자처럼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X는 자신이 현재 검토 중인 새로운 AI 연관 코인에 대한 이야기도 시작했습니다.
‘돼지’라고 불리는 먹이감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X는 한 명이 아닌 'X들', 즉 조직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들은 심리전, 실시간 대화, 그리고 저를 유린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며,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겪은 후, 인터넷에서 스캠 관련 글을 보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캠 조직에서는 먹이감을 '돼지'로 표현하며, 충분히 살찌운 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벗겨 먹는다고 합니다.
그 조직들이 언젠가 제대로 벗겨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혹시 당신도 낯선 사람의 달콤한 제안에 현혹되고 있나요?
전문가의 가면 뒤에 숨겨진 치밀한 함정을 경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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